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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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쿠스 고려인협회, 따뜻한 추석행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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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KIC 신현권기자】

지난 10 6, 우즈베키스탄 카라칼팍스탄 자치공화국의 수도 누쿠스에 위치한 누쿠스 고려인협회에서 뜻깊은 추석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현지 고려인 동포들과 한국에서 방문한 여행객들이 함께 어울려 전통 명절의 정을 나누며, 한민족의 뿌리와 문화를 되새기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추석 연휴를 맞아 아랄해 지역을 여행 중이던 한국인 관광객 20여 명이 참석해 풍성한 선물 세트를 전달했다.

한국에서 준비한 한복과 한국식 식품,학용품, 생활용품 등이 고려인 어르신들에게 전해졌으며, 선물을 받은 어르신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한복을 입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환하게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은 현장 분위기를 따뜻하게 물들였다.

이 자리에서 한국 여행자 대표 이창섭 회장은 금일봉을 전달하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온 고려인 여러분께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분들이 여러분의 삶과 역사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라고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 말에 행사장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에 참석한 신 알렉산더(Shin Alexander) 누쿠스 고려인협회장은 인사말에서

1947년 스탈린 시대의 강제이주로 이곳까지 오게 된 우리의 조상들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한국인의 근면함과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오늘 이렇게 한국에서 온 손님들과 함께 명절을 보내며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어 매우 뜻깊습니다.”

라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2, 3세 후손들이 고려인의 역사와 문화를 잊지 않고 계승할 수 있도록 교육과 교류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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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에서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선보인 부채춤 공연이 관객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형형색색의 부채가 어우러진 춤사위는 한국의 아름다운 정서와 전통미를 느끼게 하며, 현장에 모인 동포들과 한국 손님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어 어린이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선보인 사물놀이 공연이 흥겨운 장단으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북과 장구, 꽹과리 소리가 울려 퍼지자 관객들은 손뼉을 치며 함께 리듬을 맞추었다.

또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고려인 여성이 무대에 올라 한국 노래를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행사장에는 한국식 떡과 만두, 닭요리, 절임채소 등이 정성스럽게 차려져 명절의 풍성함을 더했다.

찰떡과 술떡, 만두, 전통 과자와 사탕, 닭구이 등은 고향의 맛을 떠올리게 하며 참석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께서도 이런 음식을 보니 옛날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명절이 생각난다며 추억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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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행사는 단순한 명절 행사를 넘어, 한국과 중앙아시아 고려인 사회 간 문화 교류의 장으로 의미를 더했다.

참석한 한국 관광객들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삶을 직접 보고 들으며, 한민족의 끈끈한 정체성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마친 뒤에는 참석자들이 함께 다과를 나누며 도라지 타령을 합창해, 80여 년 전 강제이주로 시작된 고려인 공동체의 역사와 오늘날의 인연을 이어주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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