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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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에 울려 퍼진 ‘아리랑’… 노태철 지휘자가 일궈낸 감동의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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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전통 악기와 오케스트라의 장엄한 만남, 해금의 애절한 선율에 현지 관객 기립박수

- 우즈베키스탄 국립음대 노태철 부총장, ‘소울 코리아’와 함께 빚어낸 문화 외교의 정점


지난 2월 15일 저녁, 타슈켄트 청소년 창의궁전 공연장은 시작 전부터 묘한 설렘과 열기로 가득 찼다. 대규모 오케스트라와 한국 전통 음악의 만남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모여든 현지 관객과 고려인, 한국 교민들로 객석은 빈틈없이 메워졌다. 

최성환의 ‘아리랑 판타지’가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선율로 울려 퍼지는 순간, 장내는 일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이번 공연에는 김석언(피리·생황), 김사흔(가야금), 임명진(대금), 박설하(해금)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이 협연자로 나서 무대를 빛냈다.

서양 악기들 사이를 뚫고 나오는 피리, 가야금, 대금, 생황의 소리는 신비로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을 압도했다. 특히 해금의 애절하면서도 폭발적인 에너지는 현지인들의 심금을 울리며 뜨거운 찬사를 이끌어냈다. 일반적으로 실내악으로 연주되던 한국 전통 악기들이 대편성 오케스트라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에서 저마다의 독창적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은 최성환 ‘아리랑 판타지’, 이준호 ‘Wind Direction(풍향)’, 황병기 ‘침향무’, 이상규 ‘대바람 소리’, 이경섭 ‘Reminiscence(추상)’, 서순정 ‘피리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청적상화’, 이승철 ‘홀로아리랑’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소울 코리아(Soul Korea)’의 매끄러운 진행은 무대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공연 후반부, 고려인 성악가 이리나 남과 우즈베키스탄 한국 민속 합창단 ‘봄바람’(단장 블라디미르 데)이 무대에 올랐을 때 감동은 정점에 달했다. 그들이 함께 부른 ‘홀로 아리랑’은 단순한 노래 그 이상이었다. 타슈켄트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우리 가락은 현지 관객에게는 한국의 깊은 정서를, 한국인들에게는 잔잔한 향수와 자부심을 안겨주었다. 마지막 곡이 끝남과 동시에 터져 나온 기립박수는 한동안 멈출 줄 몰랐다.

우즈베키스탄 인민예술가 카몰리딘 우린바예프의 후원 아래 성사된 이번 무대는, 노 지휘자가 그동안 쌓아온 현지 신뢰와 문화 교류에 대한 집념이 만들어낸 결실이었다.

음악이야말로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가장 강력한 외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절감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한국 전통음악 특유의 매력이 실크로드의 심장부인 타슈켄트에서 이토록 아름답게 꽃필 수 있음을 증명한, 그야말로 한·우즈베키스탄 우정의 정점을 찍은 감동적인 밤이었다.

이번 공연은 타슈켄트에서 보기 힘든 한국 전통 음악의 매력을 현지 관객에게 소개하는 중요한 문화 교류의 장으로 평가받았다.
[우즈베키스탄 조항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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