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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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과 공감으로 이은 평화의 조각보… 타슈켄트서 들려온 코리안 여성들의 삶 이야기

- (사)조각보 삶이야기센터, 3년 만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서 고려인 여성 5인과 ‘제41기 삶이야기’ 모임 성료

- 독일 ‘동서포럼’ 치유 모델 기반… 12시간 동안 이어진 솔직한 독백과 깊은 경청으로 디아스포라의 상처 보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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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일(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1 세종학당에서는 이산과 이주의 역사를 건너온 여성들의 진솔한 고백과 정적, 그리고 마음속 뜨거운 눈물이 교차했다. 사단법인 조각보 부설 삶이야기센터(이사장 김숙임)와 '대륙의 조각보-우즈벡(김숙진 대표)'이 공동 주최한 ‘다시 만난 코리안 여성들의 삶이야기 41기’ 현장을 찾았다.

이번 41기 모임은 2023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타슈켄트 현지에서 개최된 자리로, 중앙아시아 고려인 여성들과 한국 여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생애사를 공유하고 차별과 오해를 넘어 연대의 길을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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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의 독백과 30분의 질문… “한 사람의 삶은 한 시대의 역사”

행사는 오전에 시작되어 저녁 친교 모임까지 12시간에 걸쳐 밀도 있게 진행되었다. 삶이야기센터의 핵심 프로그램은 참가자 한 사람당 1시간씩 배정되는 ‘생애 나눔’이다. 독일 통일 후 동·서독 주민 간의 내적 통합을 이끌어낸 ‘동서포럼(Ost-West Forum)’의 대화 모델을 본 딴 이 방식은 첫 30분 동안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의 솔직한 독백으로 채워지며, 듣는 이들은 어떤 판단이나 개입도 하지 않은 채 온전히 경청에 집중한다.

이날 이야기 손님으로 참여한 5명의 고려인 여성들은 각기 다른 분야에서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자신들의 삶을 꺼내놓았다.

석나탈리아(52세, 언론인·타슈켄트 주 의회 의원) 씨와 반베로니카(57세, 미술학교 강사) 씨는 세션 1에서 중앙아시아 사회에서 고려인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며 할아버지, 할머니에 대한 기억과 살아온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이어 진행된 세션 2에서는 박나데즈다(37세, 사진작가), 남이리나(45세, 가수), 최예카테리나(39세, 카피라이터·언론인)씨가 유년기의 기억과 청년기의 도전,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기쁨과 상처를 진솔하게 전달했다.

발표가 끝난 후 울려 퍼진 싱잉볼 소리와 함께 이어진 3분간의 공감 명상 시간 동안 참가자들은 눈을 감고 방금 들은 한 인간의 역사에 마음 깊이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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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을 허무는 경청의 힘… 14년째 이어지는 평화의 씨앗

2012년 남북 여성들의 대화로 시작된 조각보의 삶이야기 나누기는 지난 14년여 동안 중국, 일본, 사할린, CIS 지역의 코리안 디아스포라 여성 200여 명이 거쳐간 대표적인 평화·공존 프로젝트다.

김숙임 삶이야기센터 이사장은 “상대방에 대한 무지에서 시작되는 편견을 극복하는 가장 강력한 힘은 정서적 공감이 동반된 경청”이라며 “먼 훗날 오늘 나눈 이야기들이 겹겹이 쌓여 코리안 디아스포라 여성들의 거대한 역사가 되고, 연대와 화해를 위한 평화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성료 소감을 전했다.

수료식과 기념 촬영을 마친 참가자들은 저녁 '교류의 밤' 행사로 자리를 옮겨 화합의 노래와 서로의 교류 시간을 갖고, 향후 지속적인 교류와 연대를 다짐했다. 차별과 오해의 벽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받아들인 이번 41기 타슈켄트 모임은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보듬고 평화를 일구는 작지만 강한 울림을 남겼다.

(KIC 우즈베키스탄 조항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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