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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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음 세대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가

뉴질랜드지회 박춘태 기자

뉴질랜드 남섬 더니든에 위치한 오타고대학교에서 시작된 한 젊은이의 여정은 오늘날 미국 실리콘밸리로 이어지고 있다. 조나던 웡(Jonathon Wong). 그는 중국 출신 이민자의 아들로, 한민족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성장 과정과 선택의 궤적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민족 사회, 특히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공동체에게 적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이주했다. 부모는 대학 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자녀 세대만큼은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가길 바랐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 그는 오타고대학교에서 경제학과 회계학을 전공하며 학업에 매진했고, 첫해부터 우등 과정에 선발될 만큼 성실함으로 자신을 증명해 나갔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재능이나 요령이 아니라, 끝까지 버티는 태도와 사람들과의 협업이었다.

그의 눈에 비친 오타고대학교의 교육은 경쟁보다는 협력에 가까웠다. 학생들은 서로를 이겨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성장해야 할 동료로 인식했다. 그는 스웨덴 스톡홀름 경제대학 교환학생 경험과 글로벌 컨설팅 회사, 미국 공공기관에서의 실무 경험을 통해 시야를 넓혔고, 결국 세계적 기업인 구글에서 글로벌 파트너십 전략을 담당하는 자리까지 이르렀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한국 사회, 더 나아가 전 세계 한민족 공동체의 교육과 성장 방식을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여전히 성적과 간판, 순위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가.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성장할 것인가보다, 어디에 입학했는지를 먼저 묻고 있지는 않은가.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게 하기 위해 쉼 없이 몰아붙이면서도, 정작 실패를 견디는 힘이나 타인과 협력하는 법은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조나던 웡은 학업과 함께 하루 세 시간씩 체력 단련을 병행했다. 그는 몸을 단련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인식하고, 그 한계를 넘는 경험이 인생 전반에 큰 자산이 되었다고 말한다. 이는 시험 점수나 스펙으로는 결코 증명할 수 없는, 삶을 버텨내는 힘이다. 오늘날 한민족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반드시 물려줘야 할 자산 또한 바로 이런 내적 근력일 것이다.

더 주목할 점은 그의 ‘태도’다. 그는 개인적 성공에 머무르지 않고, 미국 내 오타고대학교 동문회 회장을 맡아 다음 세대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나섰다.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공동체로 환원하려는 선택이다. 그는 말한다. “나 혼자만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다.” 이 인식은 개인주의가 강해질수록 더욱 희미해지는 공동체 의식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한민족은 전 세계 곳곳에서 교육, 경제, 문화 분야에서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 왔다. 그러나 이제는 ‘얼마나 성공했는가’보다 ‘그 성공을 어떻게 다음 세대와 나누고 있는가’를 묻는 단계에 와 있다. 학교와 동문, 지역사회, 해외 한인 사회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청년들에게 길을 보여주고 있는가. 아니면 여전히 각자도생의 구조 속에 방치하고 있는가.

조나던 웡의 이야기는 한민족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국적과 혈통을 넘어, 오늘의 글로벌 사회에서 어떤 가치와 시스템이 사람을 성장시키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개방성, 협력,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 그리고 성취 이후의 책임감. 이는 특정 민족의 전유물이 아니라, 선택의 문제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남길 것인가. 더 많은 경쟁과 불안인가, 아니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토대인가. 한민족 공동체가 세계 속에서 지속적으로 존중받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공담이 아니라, 성공을 공동의 자산으로 전환할 줄 아는 성숙함일지도 모른다.

조나던 웡은 말한다. “이제는 내가 누군가를 믿어줄 차례다.”
이 문장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진 질문처럼 들린다.
과연 우리는, 다음 세대를 믿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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