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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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예술과 기술 그리고 세계한민족의 새로운 연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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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지회 박춘태 기자

인공지능(AI)이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시대가 열렸다.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우리는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지게 된다. AI 시대에 인간의 창의성과 예술은 어떤 의미를 갖게 될 것인가.

그러나 변화의 방향은 기술이 예술을 밀어내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예술과 기술이 서로의 영역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창작과 소통의 가능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7월 28일 개막한 《크로싱 그라운드: 예술, 디자인 & 테크놀로지(Crossing Grounds: Art, Design, and Technology)》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가 주목하는 핵심 개념은 ‘이동’과 ‘경계의 확장’이었다. 여기서 이동은 단순히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문화와 학문, 예술과 기술, 인간과 기계가 경계를 넘어 만나고 교류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전시는 ‘장소’, ‘이동’, ‘교류’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창작이 이루어지는 공간을 살펴보고, 사람과 데이터, 에너지와 소리의 흐름을 탐구하며, 나아가 인간과 기계, 예술과 과학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더 이상 하나의 영역이나 국가, 문화만으로 설명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로보틱스, 인공지능, 컴퓨테이셔널 디자인, 디지털 제작, 음악기술, 재료과학, 바이오피드백, 가상현실(VR), 건축 등 다양한 분야가 하나의 공간에서 연결된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과거에는 예술과 과학, 인문학과 공학을 서로 다른 영역으로 구분했지만, 오늘날의 혁신은 오히려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나는 접점에서 탄생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세계한민족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한민족회의의 취지는 지역과 국경을 넘어 흩어져 살아가는 한민족이 서로 연결되고, 경험과 지식, 문화와 가치를 공유하며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데 있다. AI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이러한 연결을 더욱 빠르고 넓게 만들어 주는 새로운 기반이 될 수 있다.

세계 곳곳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뉴질랜드의 한인, 미국과 캐나다의 한인, 유럽과 아시아 각국의 한인들은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축적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별적인 경험을 서로 연결하여 새로운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특히 AI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능력,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는 능력, 지식과 지식을 융합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진다. 기술은 물리적 거리를 줄여 주지만, 진정한 연결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리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예술은 특별한 역할을 한다. 예술은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넘어 사람의 감정과 생각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류와 K-팝, K-드라마, K-푸드, 한글과 전통문화가 세계인에게 사랑받는 것도 한국 문화가 가진 창의성과 인간적인 감성이 세계인의 마음과 소통했기 때문이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이러한 문화적 자산을 세계와 연결하는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다. 한글과 한국 전통문화, 한국의 예술과 역사, 그리고 세계 각 지역 한인들의 삶과 경험을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다면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와 교류가 가능해질 것이다.

교육 역시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미래의 인재는 한 분야의 지식만 깊이 아는 사람을 넘어 서로 다른 분야를 연결하고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기술을 활용하는 능력과 함께 인간의 가치, 문화적 다양성, 창의적 사고와 공동체 의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한민족회의 역시 이러한 시대적 변화 속에서 단순한 만남과 교류를 넘어 지식과 경험을 연결하는 글로벌 한민족 플랫폼으로 발전할 필요가 있다. 세계 각국의 한인 전문가와 기업인, 학자, 예술인, 청년들이 AI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 프로젝트를 만들어 간다면 한민족 공동체의 미래 경쟁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우리는 흔히 AI가 인간을 대신할 것인가를 질문한다. 그러나 앞으로 더 중요한 질문은 “인간은 AI와 함께 무엇을 만들어 갈 것인가”일 것이다.

기술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몫이다. 예술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고, 기술은 그 질문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따라서 예술과 기술은 경쟁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확장하는 관계라고 할 수 있다. AI 시대가 될수록 인간의 창의성, 감성, 문화, 가치관은 오히려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결국 미래를 만드는 것은 기술만이 아니다. 기술과 예술, 인간과 문화, 그리고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린다.

세계한민족 역시 마찬가지다. 이제는 지리적 거리와 국경을 넘어 세계 각지의 한민족이 가진 경험과 지식, 문화와 창의성을 연결해야 한다. AI와 디지털 기술은 그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크로싱 그라운드》가 보여주는 예술과 기술의 만남은 우리에게 하나의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경계를 넘을 때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는 것이다.

AI 시대의 세계한민족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지역과 세대, 문화와 전문성을 연결하고, 그 위에 한민족의 창의성과 정체성을 더한다면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미래는 기술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며, 예술과 기술을 연결하는 우리의 상상력과 실천이 미래를 만들어 간다. 세계한민족회의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역할도 바로 이러한 연결과 융합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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