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글로벌 기자단 소식
하나의 뿌리에서 세계로. 세계한민족회의 기자단의 출발에 부쳐
- 박춘태
- 38
- 07-17
지난 7월 12일, 세계한민족회의(KIC) 기자단이 첫발을 내디뎠다. 국내외 25명의 기자들이 온라인 화면에 모여 한국이라는 하나의 뿌리에서, 전 세계로 퍼져 나갈 '한민족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기 위한 여정에 들어선 것이다. 이는 한 단체 기자단의 단순한 언론 활동이 아니다. 한마디로 '글로벌 한민족 공동체'의 정체성과 연대를 담아내고 확장해 나가는, 역사적이고도 감동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전 세계 약 190 개국에서 709만 명 정도의 재외동포들이 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한국에서 태어난 동포가 있는가 하면, 그 뿌리를 가진 이들도 있다.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의 차이를 안고 살아가지만, 그 안에는 여전히 "한인"이라는 자부심이 흐르고 있다. 그 정체성이 때로는 희미해지기도 하고, 때로는 자랑스러운 전통으로 굳건히 지켜지기도 한다.
세계한민족회의는 바로 이 뿌리의식과 정체성, 그리고 서로 간의 교류와 연대를 다시 일깨우고자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생생하게 전달하는 선두에 서 있는 존재가 바로 세계한민족회의 기자단이다. 글을 통해, 사진과 영상을 통해, 그리고 진심 어린 취재를 통해 이들은 각국에 흩어진 동포 사회의 삶과 한국 문화의 가치, 정체성, 한민족이 공유하는 마음의 언어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기자단이 생산하는 콘텐츠는 뉴스나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세계 속에서 ‘한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묻고, 또 서로에게 답하는 과정이다.
일본, 미주, 남미 지역의 이민 1세대의 고군분투에서부터,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망향의 서사, 남반구,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인들의 한류에 대한 뜨거운 사랑, 유럽과 중동에서 이어지는 차세대 동포들의 문화 정체성 고민까지. 이 모든 이야기는 한국이라는 공통된 뿌리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가지와 잎사귀에서 뻗어낸 ‘한 그루의 나무’가 가진 다양성과 위대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엮어내는 기자들의 기록은 그 정체성을 회복함은 물론 새롭게 빚어내는 연결의 실이 된다.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에는 혈연의 울타리를 넘어선 문화적 공감과 가치의 연대,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함께 녹아들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한류를 넘어 ‘한민족 르네상스’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오늘날 한국은 단순히 한류의 중심국가가 아니다. K-팝과 K-드라마, K-건축, K-뷰티를 넘어 한국어와 한식, 한국철학과 정(情)의 문화까지 세계인의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것은 소비되는 콘텐츠가 아니다. 삶의 방식, 사고의 틀, 공동체 의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자단은 이러한 흐름을 전 세계 동포 사회 안에서 더 깊이 있고, 감성적으로 조명하게 될 것이다. 한민족만이 가진 공감과 배려, 끈기와 열정, 그리고 공동체적 유대감을 현대적 언어와 철학으로 풀어냄으로써, '한민족 르네상스'라 불릴 새로운 문명 교류의 장을 열 수 있다.
기자들은 문화 해설사이자 정체성 안내자이며, 동시에 공감의 촉진자로서 기능을 하게 된다. 연결의 시대에 한민족 디아스포라(Diaspora)의 강한 힘을 우리는 보고 느낄 것이다. 20세기의 재외동포가 고국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견디는 존재였다면, 21세기의 재외동포는 세계 각지에서 뿌리와 문화를 연결하는 문화대사이자 공공외교관이다. 이들은 한국인의 후손이며, 세계 시민이다. 그러므로 이들의 정체성은 복합적이고 융합적이며, 더욱 풍부한 시각을 제공한다.
세계한민족회의는 한민족 디아스포라가 가진 힘을 인식하고, 다시금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고자 한다. 기자단은 단순한 전달자가 아닌, 그 안에서 살아 숨 쉬는 동포들의 이야기꾼으로, 자신과 이웃의 서사를 세계 무대 위에 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한민족의 역사는 늘 기록의 역사였다. 삼국사기,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처럼 우리는 우리 삶을 끊임없이 기록하고 되새기며, 그 안에서 정체성과 의미를 되찾아왔다. 기자단은 그러한 현대판 사관(史官)이자 작가다. 다만 과거처럼 왕과 귀족의 이야기만이 아니라, 평범한 동포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이 그 기록의 주인공이다. 기자단은 대한민국, 미국, 캐나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스탄, 중유럽, 홍콩, 뉴질랜드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의 삶을 ‘한민족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엮어낼 것이다.
글과 영상, 사진이라는 다양한 언어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이야기를 다시 짓게 된다. 이제 시작이다. 7월 12일, 작지만 큰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세계한민족회의 기자단의 발족은 글로벌 한민족 시대의 개막이다. 기자단이 써 내려갈 수많은 이야기들은 한인의 정체성을 세계로 확장시킬 뿐 아니라, 세계 속 동포 사회의 존재감을 더 밝게 드러낼 것이다. 기자들의 기록이 누군가에겐 정체성을 회복하는 희망이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겐 고국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따뜻한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모두 한 뿌리에서 태어나, 다른 하늘 아래 살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같은 이름, 한민족으로 연결되어 있다.
뉴질랜드 박춘태 기자